집필 및 의학 감수: 이영철 마취통증의학과 전문의 (정관통증의학과 대표원장 · 세계통증학회 IASP / 미국통증학회 USASP 정회원)
1. 서론: "원장님, 허리 근육이 뭉쳐서 왔는데 왜 척추 후관절까지 같이 치료해야 하나요?"
갑자기 허리를 삐끗하거나 아침에 일어나다 허리가 굳어 움직이지 못하는 급성 요통으로 진료실을 찾으시는 환자분들을 진찰해 보면, 상당수가 장요근 증후군이나 허리네모근(요방형근) 증후군 중 하나, 혹은 두 가지가 동시에 발생해 있습니다. 그런데 이분들의 병력을 자세히 여쭤보고 이학적 신체검사를 해보면, 그 밑바탕에 요추 후관절 증후군(Facet Joint Syndrome)을 함께 가지고 계신 경우가 놀라울 정도로 많습니다[3, 5, 6].
그래서 저는 평소 아침 조조강직(자고 일어날 때 허리가 뻣뻣함)이 있거나 오래 앉아 있을 때 허리 깊은 곳이 뻐근한 증상이 있던 급성 요통 환자분들께는 이렇게 설명해 드립니다:
"환자분, 지금 당장 허리를 못 펴게 만드는 급한 불은 뭉친 장요근과 허리네모근이지만, 그 불씨를 만든 숨은 뿌리는 척추 뒤쪽의 '후관절 증후군'입니다. 후관절까지 같이 치료해 놓아야 며칠 뒤 다시 삐끗하며 재발하지 않습니다."
저는 과거에 급성 요통으로 내원하신 환자분에게 장요근이나 허리네모근 뭉침과 후관절 통증이 함께 발견되면 단순히 안 좋은 자세 때문에 여러 부위가 우연히 동시에 다친 것으로 알고 있었으나, 최근에는 척추 심부근 형태학 연구와 관절원성 근억제(Arthrogenic Muscle Inhibition) 및 자기공명 탄성영상 연구들이 발전하면서 '만성적인 요추 후관절의 미세 불안정성과 염증이 후지 내측지 신경 반사를 통해 심부 안정근인 다열근을 위축·억제시키고, 그 결과 흔들리는 요추 마디를 대신 붙잡기 위해 바깥쪽의 장요근과 허리네모근이 24시간 대리 과부하를 견디다 사소한 동작에서 급성 경련(급성 요통)으로 폭발한다'는 단일 생체역학적 연쇄 기전으로 바뀌었습니다[2, 3, 5, 6, 11].
오늘 이 글에서는 왜 이 세 가지 질환이 바늘과 실처럼 함께 다니는지, 그리고 왜 세 곳을 통합적으로 치료해야 재발의 사슬을 끊을 수 있는지 12편의 최신 학술 논문을 근거로 명쾌하게 밝혀드리겠습니다.

2. 왜 '후관절 · 장요근 · 허리네모근'은 운명 공동체처럼 같이 고장 날까요?
① 해부학적 3각 지지대: 요추 마디와 횡돌기를 공유하는 구조
요추(허리뼈) 단면을 위에서 내려다보면, 척추를 지탱하는 세 개의 핵심 기둥이 똑같은 뼈 구조물(요추 추체와 횡돌기)을 붙잡고 있습니다[3, 5]: 1. 뒤쪽 중심 기둥 — 요추 후관절(Facet joint)과 다열근(Multifidus): 척추 뒤쪽에서 마디마다 맞물려 허리가 과도하게 꺾이거나 비틀리는 것을 막아줍니다[2, 5, 6]. 2. 앞쪽 버팀목 — 장요근(Iliopsoas): 요추 1~5번 몸통과 옆돌기(횡돌기) 앞쪽에서 시작해 고관절로 내려가며 요추 전만을 유지합니다[3]. 3. 양옆 버팀목 — 허리네모근(Quadratus Lumborum): 12번 갈비뼈와 요추 1~4번 횡돌기, 골반 능선을 연결하며 허리가 옆으로 무너지지 않게 잡아줍니다[11, 12].
즉, 이 세 구조물은 하나의 텐트를 지탱하는 앞·뒤·옆 밧줄과 같아서, 뒤쪽 중심 기둥인 후관절이 흔들리면 앞쪽(장요근)과 옆쪽(허리네모근) 밧줄에 즉각적으로 2~3배의 장력이 걸릴 수밖에 없습니다[1, 3, 5].
② 후관절 증후군이 '급성 근육 경련(장요근·허리네모근)'을 부르는 4단계 도미노
최신 연구들은 만성 후관절 질환이 어떻게 급성 요통 발작으로 이어지는지 다음과 같은 신경·근육학적 도미노로 설명합니다: - 1단계 (후관절 퇴행과 신경 자극): 요추 후관절에 미세 염증과 퇴행이 생기거나 주변 유두부속인대(Mamillo-accessory ligament)가 골화되어 후지 내측지(Medial branch) 신경을 자극하면, 평소 아침에 일어날 때 허리가 뻣뻣한 조조강직이나 오래 앉아 있을 때의 둔한 요통이 시작됩니다[2, 5]. - 2단계 (심부 코어 '다열근'의 마비와 위축): 2025년 발표된 다열근 형태학 연구와 척추 주위근 분석 연구에 따르면, 후관절 퇴행과 통증 신호는 같은 신경(후지 내측지)의 지배를 받는 가장 중요한 심부 코어 근육인 다열근(Multifidus)의 활성을 억제하고 지방 침윤·위축을 유발합니다[3, 6, 7, 9]. - 3단계 (장요근·허리네모근의 대리 과부하와 근막 유착): 속근육(다열근)이 힘을 잃고 척추 마디가 미세하게 흔들리자(불안정성 증가)[1], 우리 뇌는 척추를 보호하기 위해 바깥쪽 큰 근육인 장요근과 허리네모근에 '절대 쉬지 말고 허리를 꽉 붙잡고 있으라'는 비상 명령을 내립니다[3, 11]. 이 상태가 지속되면 허리 근막의 층간 미끄러짐(Mobility)이 현저히 떨어지고 만성 피로가 누적됩니다[11]. - 4단계 (급성 요통 폭발): 이미 한계치까지 팽팽해져 있던 장요근과 허리네모근이 세수를 하거나 양말을 신는 사소한 동작에서 한꺼번에 경련(Spasm)을 일으키며 응급실이나 통증의학과를 찾게 되는 급성 요통이 발생합니다[5, 11, 12].

3. 단독 발생 vs 3가지 복합 발생 비교 및 임상적 특징
실제로 최근 요추 MRI 및 임상 코호트 연구들을 보면, 만성·재발성 요통 환자에서 단일 구조물만 단독으로 손상된 경우보다 후관절 퇴행 + 척추주위근(다열근·기립근·요근) 변성 + 근막 활주성 저하가 동시에 결합된 복합 병변의 비율이 훨씬 높으며, 한 가지만 치료했을 때 잔존 요통(Residual back pain)이나 재발 위험이 크게 상승합니다[3, 6, 7, 11].
| 구분 | 급성 근육 단독 긴장 (단순 염좌) | 후관절 + 장요근 + 허리네모근 3각 복합 증후군 (재발성 요통의 주원인) |
|---|---|---|
| 평소 전조 증상 | 평소에는 전혀 안 아프다가 무거운 것을 들다 갑자기 발생 | 평소 아침 조조강직이나 오래 앉아 있으면 허리가 뻐근함이 있었음[5] |
| 급성 발작 양상 | 며칠 쉬면 자연 호전되는 경우가 많음 | 앉았다 일어설 때 허리가 안 펴지고(장요근), 몸이 한쪽으로 기울어짐(허리네모근)[11, 12] |
| 근육만 치료했을 때 | 1~2회 근육 이완 치료로 완치 | 처음엔 풀리는 듯하다가 후관절 불안정성 때문에 수주~수개월 내 다시 급성 요통 재발[3, 5, 7] |
| 근본 치료 원칙 | 해당 근육 스트레칭 및 휴식 | 장요근·허리네모근 이완 + 후관절 내측지 신경차단술(MBB) 동시 치료[5, 8, 10] |
4. 재발의 고리를 끊는 정관통증의학과의 '3각 동시 통합 치료'
급성 통증으로 오신 환자분께 당장 아픈 근육만 치료해 드리면 당일에는 편해지시지만, 숨어 있는 후관절 증후군을 그대로 두면 다열근 억제와 근육 과부하가 다시 시작되어 금방 재발합니다[5, 6].
- 표적 1 (급한 불 끄기 — 장요근·허리네모근 정밀 이완): 고해상도 초음파를 통해 단축된 장요근과 유착된 허리네모근-흉요근막 층을 수액박리술(Hydrodissection) 및 근막 이완 주사로 부드럽게 풀어주어 구부정하거나 기우뚱한 허리를 즉시 펴드립니다[9, 11, 12].
- 표적 2 (숨은 뿌리 뽑기 — 후관절 내측지 치료): 신체검사에서 후관절 압통과 신전·회전 시 통증이 확인되면, 후관절의 통증 신호를 전달하는 후지 내측지 신경차단술(MBB)을 함께 시행합니다[2, 5]. 최근 연구에서도 내측지 치료(차단술 및 고주파 신경열응고술)는 척추 정렬(Cobb 각도)을 악화시키거나 전위증을 가속화하지 않으면서 후관절 유래 통증과 관절원성 근억제를 안전하게 해소하는 것으로 입증되었습니다[8, 10].
- 표적 3 (다열근·복횡근 코어 재활로 완성): 재활 초음파 영상(RUSI) 연구에서 확인되듯, 통증이 가라앉은 뒤에는 억제되어 있던 다열근과 복횡근의 수축 능력을 회복시키는 아침 조조강직 스트레칭 및 코어 안정화 운동을 병행해야 3각 지지대가 튼튼하게 완성됩니다[6, 9, 12].

5. 진료실에서 자주 묻는 질문 (Q&A)
Q1. 일 년에 두세 번씩 허리를 삐끗해서(급성 요통) 고생하는데, 디스크가 아니라 후관절 때문일 수 있나요?
A: 네, 매우 흔합니다. 평소 MRI에서 가벼운 추간판 팽윤(디스크 팽윤)만 있는데도 잊을 만하면 허리가 뭉치고 급성 요통이 반복된다면, 그 밑바탕에 만성 요추 후관절 증후군이 숨어 있어 장요근과 허리네모근을 계속 피로하게 만들고 있을 가능성이 높습니다[3, 5, 6].
Q2. 내가 후관절 증후군까지 같이 있는지 어떻게 알 수 있나요?
A: 두 가지 질문을 스스로에게 해보시면 됩니다. 첫째, "아침에 자고 일어날 때 허리가 뻣뻣해서 바로 일어나기 힘들다가 움직이면 좀 풀리는가?(조조강직)", 둘째, "의자에 오래 앉아 있거나 허리를 뒤로 젖힐 때 허리 마디가 뻐근한가?"입니다[5]. 여기에 해당하면서 급성 요통이 왔다면 후관절 검진이 꼭 필요합니다.
Q3. 세 군데를 같이 치료하면 몸에 무리가 가거나 스테로이드가 많이 들어가지 않나요?
A: 정관통증의학과에서는 무분별한 고용량 스테로이드 사용을 지양하며, 근육과 근막 층에는 스테로이드 없이 유착을 풀어주는 안전한 수액박리술과 근막 이완 치료를 시행하고, 후관절 내측지에도 최소한의 정밀 약제만을 사용하여 고령 환자분이나 당뇨·고혈압 환자분도 안심하고 치료받으실 수 있습니다[5, 8, 11].
6. 결론 및 전문의 당부
나무의 잎사귀(장요근·허리네모근)가 시들었을 때 잎에만 물을 주면 잠시 살아나는 듯하다가도 뿌리(후관절과 다열근)가 병들어 있으면 금세 다시 시들고 맙니다[3, 5, 6].
급성 요통으로 오셨을 때 제가 후관절까지 세심하게 진찰하고 함께 치료해 드리는 이유는, 당장 오늘 하루만 안 아프게 해드리는 것이 아니라 앞으로 환자분께서 또다시 갑작스러운 허리 통증으로 일상이 멈추는 일을 막아드리고 싶기 때문입니다.
글·감수: 이영철 원장 마취통증의학과 전문의 / 정관통증의학과 대표원장 대한마취통증의학회 정회원 · 대한통증학회 정회원 세계통증학회(IASP) 정회원 · 미국통증학회(USASP) 정회원
참고문헌 (Referenc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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